칼럼[조선일보]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엎치락뒤치락 선거판 5大 관전 포인트 I 2026년 5월 28일

관리자
20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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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일러스트=이철원




민주당 유리하지만 인물이 더 중요해
전북도지사는 '김관영 대 정청래' 구도
부산북갑에선 한동훈·장동혁이 겨룬다

평택을에서는 이겨도 문제, 져도 문제
보수의 심장 대구는 넘어가느냐 마느냐
서울 탈환에 실패하면 민주당은 찜찜


사전 투표가 시작됐다. 선거 구도는 민주당이 여전히 유리하다. 지난주 갤럽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 수행은 긍정 평가 64%, 부정 평가 28%다.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 45%, 국민의힘 26%로 격차가 크다.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46%,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33%로 모든 지표가 민주당 승리를 가리킨다.

국민의힘은 ‘야당 심판’ 구도를 뒤집을 카드 하나 없이 무기력하게 끌려왔다. ‘조작 기소 특검’으로 반짝 공세를 했을 뿐이다. 전력은 열세인데 전략도 없고 정신력은 약하다. 장동혁 대표는 총사령관 역할을 전혀 못 했다. 궁여지책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려 나왔다. ‘악수(惡手)가 악수를 부른다’는 바둑 격언대로 장동혁이 박근혜를 불렀다. 자칫 패착(敗着)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인은 정치 성향을 인물에 투사한다. 선거 예측에서 정당 지지율은 중요한 지표가 아니다. 인물이 중요하다. ‘박근혜·문재인·윤석열·이재명 대통령 중 누구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하면 문재인·이재명 지지율 합이 박근혜·윤석열 지지율 합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탄핵당한 두 대통령에게 기대는 ‘윤 어게인’과 ‘박 어게인’으로 어떻게 이길 수 있나.

이번 선거는 ‘디커플링(Decoupling)’과 ‘내전’이란 두 가지 점에서 이례적이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이 후보 지지율과 따로 움직인다. ‘디커플링’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당의 내전 결과다. 민주당은 총선 공천권을 갖게 될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전초전’ 성격의 내전이 전북에서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보수 내전’은 부산북갑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북도지사 선거는 무소속 김관영 대 민주당 이원택 구도가 아니라 ‘김관영 대 정청래’ 구도다. 무소속 김관영에게 전북도지사를 내준다면 민주당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김관영 지사를 제명하고 이원택은 징계하지 않은 정청래 대표는 패배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 내전이 ‘권력 투쟁’이라면 보수 내전은 ‘노선 투쟁’이다. 부산북갑은 보수 내전이 더 살벌하다. 이곳도 무소속 한동훈 대 국민의힘 박민식 구도가 아니라 ‘한동훈 대 장동혁’ 구도다. 한동훈이 하정우를 꺾고 민주당 의석을 뺏어온다면 장동혁 노선은 설 자리가 없다. 장동혁 대표는 민주당 승리보다 한동훈 승리가 더 두렵다. “승리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는 말은 그런 의식의 반영일 것이다.



전북도지사 선거가 발목을 잡고 있긴 하지만 민주당이 노리는 목표는 서울·부산·대구 시장이다. 물론 2022년 지방선거에서 내줬던 인천·충북·충남·대전·경남·울산·강원·세종 탈환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상징에서 비교할 수 없다. 14곳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은 대구 달성 한 곳 빼고는 모두 민주당 의석이기 때문에 다 이겨야 본전이다.

그중에서도 부산북갑에서 한동훈에게 패해 유일한 부산 의석을 잃는다면 뼈아프다. 평택을은 복잡미묘하다. 이겨도 문제, 져도 문제다. 박지원 의원은 “김관영, 조국, 한동훈이 승리하면 민주당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조국 후보의 양보를 압박했다. 반면 유시민은 “원래 민주당 사람은 조국인데 민주당 후보와 싸우고 있다”며 “김용남 후보는 저쪽 당에서 온 사람”이란 말로 사실상 조국을 지지했다.

조국이 이긴다면 민주당 타격은 분명하지만, 김용남이 이기면 진보 진영의 ‘선거 연합’이 해체될 수 있다. 윤석열 정권의 위기가 ‘선거 연합 해체’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승리한다면 진보 진영은 최악의 결과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주전선에서는 보수의 심장 대구가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으로 넘어가느냐가 초미의 관심이다. 여론조사 수치로는 치열한 접전이다. 다만 ‘조작 기소 특검’ 이슈 이후 보수층이 결집하는 것이 김부겸에게는 악재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선전하던 민주당 노무현이 DJ의 ‘지역 등권론’에 무너졌다. 아군이 쏜 포에 맞은 격인데 이번에는 김부겸이 그렇다.

부·울·경은 2018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미 석권한 적이 있으므로 대구 패배보다는 충격이 덜할 테지만 보수 텃밭을 잃는다는 건 국민의힘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다. 2대 1로 승부가 갈린다면 부산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승패의 기준이다. 부산 포함 2곳 차지면 승리했다고 할 수 있고, 부산 이기고 경남·울산 두 곳 잃으면 지지 않았다 우길 수 있다.

아무리 많이 이겨도 서울을 탈환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뭔가 찜찜하다. 오세훈은 구도의 불리를 인물 경쟁력으로 돌파할 수 있을까. 여론조사 수치는 여전히 열세다. 그렇지만 민주당도 승리를 낙관하지 못한다. 서울 시장 선거에서 네 번이나 이긴 오세훈의 관록을 무시하긴 어렵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은 서울에서 47.13%를 얻었다. 국민의힘 김문수는 41.5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9.94%를 얻었다. 정원오 후보는 이재명 찍은 표를 다 지키고 김문수·이준석 찍은 표 일부를 가져와야 승리할 수 있다. 손쉬운 목표는 아니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대선 축소판이다. 지난 대선에선 이재명 52.20%, 김문수 37.95%, 이준석 8.84%였다. 민주당 추미애, 국민의힘 양향자, 개혁신당 조응천이 자기당 대선 득표율을 넘어서느냐가 유일한 관전 포인트다. 개혁신당은 조응천 후보가 10% 이상 얻는다면 민주당에 맞설 정당으로 국민의힘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각 정당의 사활이 걸린 지방선거 사전 투표가 오늘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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