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조선일보]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10년 주기 '민주당 內戰' 관전법 I 2026년 7월 2일

관리자
202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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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일러스트=이철원





친노·반노 분열한 2007년 대선서 참패
2016년 총선,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대승
이번엔 적통 논쟁에 민주당 마그마 폭발

'DJ 키즈' 김민석이냐 '노사모' 정청래냐
누가 대표 되든 친명·반명 쪼개지는 결과
역경 견디긴 쉬워도 풍요 이기긴 어려워



민주당 내전이 ‘파묘’까지 동원한 ‘적통론’으로 격화됐다. 박지원 의원이 “김민석 총리가 더 적통”이라고 공격하자 정청래 대표는 “제 입으로 적통의 ‘적’ 자도 꺼낸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승계의 정통성을 혈통이나 계보에서 찾는 적통론은 조선시대 ‘예송 논쟁’에서 보듯 피를 봐야 끝난다.


유시민의 ‘재건축론’이 내부에서 끓고 있던 민주당 마그마를 폭발시켰다. 유시민은 “(이재명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지지층이 원한 건 증축이었는데 이 대통령은 철거 용역을 동원해 다 허물고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증축까지는 우리가 다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에 따로 동의받는 절차가 필요 없는데 재건축하려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도발적으로 비유했다.


그는 “그들만의 힘으로 철거하기에는 너무 버거우니까 용역을 썼다. 민주개혁 진영의 정상 세포(이른바 ‘문조털래유’라는 멸칭으로 공격받고 있는 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를 이들(용역 평론가·촉법 평론가)이 공격한 것”이라며 “이게 자가면역질환”이라고 분노했다.


김어준도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코어 지지층이 빠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시민의 ‘정상 세포’나 김어준의 ‘코어 지지층’ 표현은 민주당 주인은 자신들이라는 뜻이다. 코어 지지층 이탈은 분석이 아니라 이탈을 유도하는 선동이다.


분열을 봉합하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만났다. 한목소리로 ‘통합’을 강조한 건 당이 분열로 치닫고 있다는 반증이다. 국제 정치의 ‘킨들버거 함정’처럼 이재명 대통령은 분열을 막을 의지가 없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힘이 없다.


예고된 분열이다. 1년 전 이 지면 칼럼 ‘위험한 구간에 들어선 명·청 시대’에서 이렇게 썼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도 위험한 구간이다.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민주당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모두 고난과 수난의 서사가 있다. 그 시기를 돌아보면 지금 자리에 있다는 사실에 가장 놀랄 사람이 바로 그들 자신이다. 그러나 세상일이 지나치게 술술 풀릴 때는 뭔가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다. 윤석열도 추락하기 전까지는 만사가 원하는 대로 됐다.”


민주당은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 문재인 정권, 이재명 정권이라는 인식보다는 ‘민주당 정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역설적으로 민주당의 강점이자 치명적 약점이 바로 그것이다. ‘함께 탄압받고,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했다’는 동지 의식이 세상을 배타적이고 적대적인 ‘진영’으로 쉽게 가른다. ‘우리’와 ‘그들’이라는 이분법적 인식은 탄압받을 때는 무서운 힘을 내지만 권력을 잡았을 때는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역사에서 배울 것이 있다. 정권 재창출 성공과 실패는 ①선거 연합 유지 ②대선 주자 공간 허용에서 결정됐다. 노태우는 선거 연합을 유지하고 차기 대선 주자의 공간을 열어주었기에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김영삼은 3당 합당의 선거 연합을 해체하고 차기 대선 주자와 갈등했기에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김대중은 ‘DJP 연합’은 해체했지만 차기 대선 주자와 협력했다. 결과는 정권 재창출. 노무현은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호남과 결별하고 차기 대선 주자와 충돌했다. 결과는 정권 재창출 실패. 이명박은 정권 내내 차기 대선 주자 박근혜와 갈등했지만 결국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정권을 재창출했다. 박근혜는 친박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면서 선거 연합을 해체하고 김무성·유승민의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과는 탄핵과 정권 재창출 실패. 문재인은 선거 연합을 유지하고 차기 대선 주자의 공간을 인정했지만 0.73%포인트 차로 정권을 내주었다. 윤석열은 이준석·안철수를 내치면서 선거 연합을 해체하고 한동훈의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과는 탄핵과 정권 재창출 실패.


민주당은 1996년·2006년·2016년·2026년 10년 주기로 분열 화산이 폭발한다. 민주당을 가르는 X축과 Y축에 김대중과 노무현, 호남과 영남이 있다. 1995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DJ의 정계 복귀를 위해 민주당을 깨고 호남이 주도하는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다. 분열 결과 1996년 총선에서 신한국당에 승리를 헌납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이 승리한 직후 2003년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에서 이른바 ‘백바지’(친노)와 ‘난닝구’(반노)로 상징되는 분열 결과 2006년 지선·2007년 대선·2008년 총선에서 연속으로 참패한다. 2006년 10월 목포 방문 현장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인 천정배 의원에게 고향을 묻는 장면과 천정배의 탈당은 분열 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15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문재인과 박지원의 대결은 노무현계와 김대중계의 정면 충돌이다. 문재인 대표와 호남파의 충돌은 결국 민주당과 국민의당 분열로 이어졌고 2016년 총선에서 호남 28석 중 국민의당이 23석을 석권하는 결과를 낳았다.


2026년 전당대회에서 ‘DJ 키즈’를 자처하는 김민석과 ‘노사모’ 출신 정청래가 맞붙었다. 적통 논쟁은 민주당 주류가 누구냐는 ‘정체성 투쟁’이다. 2028년 총선 공천권을 누가 갖느냐의 싸움이라 어느 쪽도 양보할 수 없다. 1996년과 2016년 분열은 야당일 때라 정권을 찾아오기 위해 봉합할 수 있었지만 2026년 분열은 2006년 같은 여당 분열이다. 친노·반노를 닮은 친명·반명의 분열이다. 누가 대표가 되든 치유가 쉽지 않다. 민주당은 10년 만에 ‘분열병’이 또 도졌다. 역경을 견디긴 쉬워도 풍요를 이기긴 어려운 게 세상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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